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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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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3 2018 


아이티(haiti) 포르트 프랑스


<아이티(haiti) 포르트 프랑스 전경 >



지난 2010년 1월 12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랑스 에서 발생한 지진은 22만 3천명의 사망자를 낸 지구상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전 시가지는 마치 슬럼가 같았습니다.


지진의 흔적들은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의 의식은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직도 당시의 참혹했던 공포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트라우마를 안고 있고

지진 후 전 세계 수 많은 NGO 와 각 나라의 원조로 인해 나라가 망가져 있는 모습.

대 지진이란 재앙으로 세계의 관심이 집중 되어서 수많은 구호품들이 들어오게 된 것이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사람들이 일하지 않고 공짜만 바라는 의식들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길에 걸림돌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나라에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감사’ 와 ‘미래’ 라고 합니다.


치안을 다스릴 공권력도 없고 사회 전반에 통제불능의 부정부패가 만연한 가운데

총기를 가진 사람은 누구라도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는 불안한 사회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이티는 부두교라는 아프리카 토속종교가 180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하던 해부터 국교가 되어 전 국민의 영혼을 사로잡고 있는, 영적으로 황폐한 나라입니다.



<부두교와 카톨릭교가 공존하는 아이티인들의  다신교>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지난 5월에 이곳으로 보낸 영양파우더가 공급되고 있는 슬럼가 보건소를 방문 했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동네 어린이 들이 배식표를 갖고 줄을 서서 급식을 받고 있었습니다.

YWAM 뉴욕베이스 김종원 대표님의 제안으로, 이곳 어린이들의 급식을 위해 저희 빈손채움이 매칭펀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5월에 영양파우더 컨테이너를 실었습니다.


이곳에서 7년간 HIM 재단을 운영하시는 이동렬 선생님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 5개월만에 컨테이너를 통관할 수 있었고 현재는 200명의 어린이들에게 영양파우더가 점심으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 급식이 중단되면 어떻게 됩니까?"  제가 물어 보았습니다.

“어린이들은 굶게 되고, 부모들은 화를 냅니다”

이들은 오후 4시에 먹는 한 끼로 하루를 지냅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영양실조로 머리와 얼굴에 곰팡이가 번져 있었는데 뉴저지에서 선교 Trip 을 온 이수련 자매가 약을 발라주고 있었습니다. 


                    <연고를 바르는 이수련 자매>                               <김종원대표,오영인 간사>


< 오늘의 유일한 한끼를 손가락으로 먹고있는 어린이 >




HIM 센터에 도착해서 여장을 푸는데 미국에서 의료봉사팀이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HIM 이 운영하는 학교와 YWAM뉴욕 코너스톤에서 새로 시작한 센터의 건축현장도 둘러 보았습니다.



< Baptist Mission Observation Center 에서 팀들과 함께>



40년 전 미국 남침례 교단에서 이곳에 선교센터를 세우고 지금까지 병원을 운영해 오면서 이곳 선교의 좋은 모델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모두 11명이었습니다. 수고에 대한 감사로 저녁식사를 식당에서 먹기로 했는데, 가서 보니 너무 고급 중식당 이라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이 돈이면 몇 백 명에게 한 끼를 먹일 수 있었을 텐데…


짧은 방문이었지만 방문 소감을 묻길래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그래서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더 테레사께서 늘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우리가 필요한 것보다

우리에게 더 가난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도울 수 있는 대상이 있었기에,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많이 가지고도 늘 부족함으로 차 있던 내가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가진 것이 곧 “나”인 것처럼  착각하던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습니다.


“운동화가 없어 울다가 발이 없는 아이를 보고 울음을 그쳤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울음을 그치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동참해 주심을 감사 드리며,


빈손채움 채종욱  드림

빈손채움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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