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준비되셨나요? 35번째 기도편지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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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 지구촌은 눈에도 보이지 않고, 국경도 없고, 신분에 구별도 없고, 성역도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미국의 확진자와 사망자 현황은 매일 급증하기 때문에, 업데이트 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하늘길이 막히고, 각 나라 국경은 빗장 문을 걸어 닫고, 사회는 거리를 두고 서로를 경계하며 모든 모임은 취소되고, 교회는 사이버 공간으로 밀려나고, 사람들은 먹을 것을 비축하고 모든 경제활동이 멈춰버렸습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완전히 달라진 일상생활이 모두를 당혹케 합니다. 뉴욕시는 “빵 사러 나가지도 말고, 가족방문도 삼가 하십시오.” 라고 경고합니다. 관광객들로 붐비던 브루클린 강가 보드웍과 맨하탄 5번가도 텅 비었습니다. 1시간 떨어져 사는 막내딸과 손주들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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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긴 격리상태로 인해, 많은 우울증 환자가 생겨나고 이혼과 자살이 늘어나면서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오래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생기는 후유증들입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발이 묶여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커피를 끓이고 설거지를 돕고 빨래도 하고 콩나물도 다듬고 양파도 썰고 쓰레기도 치우면서, 아내를 돕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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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태풍으로 바다 밑바닥의 플랑크톤을 들춰내면, 썩어가던 바다에 새로운 먹이사슬을 형성하여 바다를 다시금 건강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사회 깊숙이 독버섯처럼 숨어있던 악한 것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만 천하에 알게 됩니다. 또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유언장을 써 놓고 집을 나서는 의료진들, 가정용 재봉틀을 꺼내서 온 식구가 마스크를 만들어 의료진을 돕는 이들, 구호단체들과 자원 봉사자들은 노숙자와 학교 급식이 끊긴 어린이들을 위해 음식 박스를 만들고, 식당들은 음식을 만들어서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food box를 제공하는 등, 나만이 아닌 함께 이겨 나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반면, 심각한 점은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뉴욕 주지사인 쿠오모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It’s not sprint but marathon"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을 하고 있습니다.) “Do not reactive but proactive” (상황에 대처하기보다 상황에 앞서서 대처 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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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와 인도의 일정 연기 ]
지난 3월 18일, 뉴욕에서 서부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방문할 계획으로 비자를 준비하고 있다가 사태가 미국과 아프리카까지 심각해져서 발이 묶이게 되었습니다. 3월 초만 해도 서부아프리카 가나는 아주 미미한 수치였는데 갑자기 세자리 숫자로 불어나기 시작하면서, 더운 날씨에는 바이러스가 소멸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이제 막 시작이 된 것 같습니다.
인도는 어제(3.30) 하루에만 750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슬럼가가 많고 밀집되어 사는 환경으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 되어 있는 지역들이 많습니다. 정부의초기 대응으로 도시를 봉쇄하고 통행을 금지한 상태입니다. 도시를 탈출해서 고향으로 내려 가려는 인파들이 인산 인해를 이루었고, 혼잡스러운 상황에 압사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들 사이에서 감염자가 추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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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혹시 감염자가 되지 않을까, 혹시 화장지가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모든 상점이 폐쇄되고 경제활동이 중지되어 일터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바이러스 감염보다 굶어 죽는 것을 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휴교로 인하여 학교 급식이 끊어지면 수많은 어린이들이 굶게 됩니다.
인도와 네팔에서 빈손채움이 지원하고 있는 마을급식(약 1000명)과 학교급식(약 2,000명)이 지난 주부터 외출금지령으로 인해 중단되었습니다, 정말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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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준비되셨나요? ]
요즘은 조금만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두통이 있으면, 혹시 내가 감염 된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1주일 후에 죽는다면, 떠나는 곳과 가야할 곳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갑자기 떠난다 해도 남은 가족들과 속해있는 공동체에게 혼란을 주게 되지는 않을까? 부활의 믿음으로 새로운 곳을 향한 소망이 확실한가?
“죽음은 세상의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다” (Death is not the end of world but beginning of the new world)
미세한 세균 하나가 세상을 뒤집어놓고 모든 것을 멈추게 하는데도, 우리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공포에 떨고만 있는 무능한 존재임을 통감하게 됩니다. 사악한 죄에서 돌이켜 회개하고, 오직 전능자의 손길에 도움을 구하는 것이 회복의 길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이 어려움을 믿음으로 이겨내어 마침내 정금과 같이 단련되어 어둠에서 빛 가운데로 나아오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원합니다.
4월 뉴욕에서 채종욱, 박동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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